영흥도 십리포해변
22살 여름 동생들을 모두 데리고 무작정 떠났던 피서지가 영흥도였다
쌀이랑 반찬거리랑 짐보따리를 무겁게 싸들고 기차로 인천까지 가서
연안부두에서 여객선으로 한시간 반을 달려 선착장에 내린후
그여름 뙤약볕에 또 한시간을 걸어 십리포에 도착을 하니
더위에 동생들이 모두 지쳐 쓰러질 지경이었다
벌써 40년도 넘은 일인데 아직도 고생한게 기억에 생생하다
어린 나이에 겁도 없이 어떻게 그런 일을 벌였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맹랑하다
그때의 섬들은 정말로 시골이라 어느 민가의 다락방을 빌려서 5남매가
3박4일을 복닥거리며 지냈는데 다락방엔 전등이 없어서 촛불을 키고
밥도 석유곤로에 끄으름을 맡아가며 해먹었지만 바닷가에서 굴 캐먹고
수영하며 놀던건 지금 생각해도 재밌게 느껴진다
지금은 세월이 흘러 어떻게 변했을까 궁금하고 가보고 싶어서 또 떠났다
이제는 연육교인 영흥대교가 생겨서 대부도를 지나서 차로 갈수가 있어 아주 편해졌다
옛날에 아무것도 없던 바닷가 주변은 음식점과 펜션과 산책로와 편의 시설들이
꽉 들어 차고 도로도 여기 저기 뚫려있어 완전히 모습이 변해있었다
하기야 세월이 반백년 가까운데 발전이 안됐다면 더 이상한 일이겠지...